
주유소 안에 손세차장을 내 보면 어떻겠냐는 상담이 종종 들어옵니다. 차가 원래 드나드는 자리니 손님 걱정은 덜하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주변에 걸어갈 곳이 없는 외곽 주유소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손님은 세차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합니다.
이번 주 네이버 블로그에서 일산의 한 주유소 안쪽에서 운영하는 고압 손세차장 방문 후기와, 평택의 한 공인중개사가 쓴 세차장 창업 안내 글을 읽었습니다. 두 글을 나란히 놓고 주유소 손세차장을 준비할 때 먼저 볼 것들을 적어 봅니다. 후기와 중개사 글은 각자의 경험과 홍보를 겸한 글이라 참고로만 봐 주세요.
주유소 손세차장, 손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있습니다
후기를 쓴 분은 동생과 함께 갔습니다. 매장이 외곽이라 차를 맡기고 걸어갈 만한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대기 장소에 앉아 드라마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렸고, 중간중간 세차하는 모습을 구경하며 사진도 찍었다고 합니다. 손세차는 40분쯤 걸렸는데 그렇게 기다리니 시간이 금방 갔다고 했습니다.
대기 자리가 후기에 남습니다
도심 쇼핑몰 지하 손세차장은 손님이 차를 맡기고 장을 보러 갑니다. 외곽 주유소 안 매장은 그게 안 됩니다.
앉을 의자, 비와 햇빛을 피할 지붕, 휴대폰을 보며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이 세차 실력만큼 후기에 남습니다. 작업하는 모습이 보이는 자리라면 손님은 지루해하지 않고 오히려 구경거리로 여깁니다.
반대로 물이 튀는 자리거나 차가 오가는 길 한가운데라면 그곳은 대기 장소가 아니라 위험한 곳이 됩니다. 손님 기다리는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는 처음 도면 볼 때부터 같이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작업 자리는 주유하러 온 차와 겹치지 않게
후기 속 매장은 대기 장소를 주유소 가장 안쪽에 두고, 세차는 반대편 입구 한켠에서 했습니다. 주유소는 하루 종일 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라 세차 자리를 어디 두느냐에 따라 주유 손님과 세차 손님이 서로 불편해집니다.
중개사 글도 세차장 자리를 볼 때 맨 먼저 차가 들어와 돌아 나갈 공간이 충분한지, 작업 공간과 차가 기다릴 공간을 따로 잡을 수 있는지를 꼽았습니다.
예약제가 통로를 지켜 줍니다
예약 없이 차가 몰리면 기다리는 차가 주유소 통로에 서게 됩니다. 그러면 주유소 사장님과 얼굴 붉힐 일이 생깁니다. 일산 매장도 예약제로 운영해서 글쓴 분이 미리 예약하고 갔다고 적었습니다.
손세차는 한 대에 걸리는 시간이 깁니다. 예약 간격을 작업 시간에 맞춰 잡고, 예약 없이 온 손님에게는 몇 시쯤 가능한지 바로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고압수 물 튐도 따로 봅니다
후기 속 매장은 스팀이 아니라 고압수를 썼습니다. 고압수는 옆에 선 주유 차량이나 주유기 쪽으로 물이 날아갈 수 있습니다. 작업 자리 둘레에 칸막이나 물 튐 커튼을 칠 수 있는지, 바닥 물이 어디로 빠지는지는 계약 전에 현장에서 직접 보셔야 합니다.

가격표에는 해 드리는 것과 안 해 드리는 것을 같이
후기에는 그 매장의 가격표가 차급별로 나뉘어 있었고, 왁스나 유막 제거, 실내 크리닝 같은 추가 메뉴가 따로 붙어 있었습니다. 한 매장의 사례라 금액을 그대로 따르실 필요는 없고, 어떻게 나눴는지만 참고하시면 됩니다.
제가 더 눈여겨본 건 가격표 바깥의 이야기였습니다. 발판은 고압수로 씻어 주지만 말리거나 털지 않고 그대로 넣어 준다는 대목, 짐이 많지 않으면 치우고 세차해 주지만 큰 짐은 미리 정리해 두는 게 좋겠다는 대목입니다.
한 줄 안내가 아쉬운 후기를 줄입니다
글쓴 분이 불만을 크게 말한 건 아닙니다. 그래도 후기를 읽는 다른 손님은 그 문장을 기억합니다.
기본 세차에 발판 말리기가 들어가는지, 짐은 어디까지 옮겨 드리는지, 트렁크 안쪽도 하는지를 가격표 옆이나 예약 안내 문자에 한 줄씩 적어 두세요. 매번 입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출고 때 서운한 말도 줄어듭니다. 코스를 나누는 방법은 손세차장 세차 코스 짜는 법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후기 속 매장은 영수증 리뷰를 남기면 추가 메뉴 하나를 해 주는 행사도 하고 있었습니다. 문을 연 지 얼마 안 돼 후기가 적은 매장이라면 한번 따져 볼 만한 방식입니다.

계약 전에 주유소 쪽과 먼저 정할 것
주유소 안 손세차장은 대개 땅이나 건물 주인이 따로 있고, 그 일부를 빌려 씁니다. 중개사 글은 바닥 공사, 배관 공사, 기계 설치, 간판에 대한 임대인 동의와 나갈 때 원상복구를 어디까지 할지를 계약 전에 정해 두라고 했습니다. 인허가가 예상과 다르게 나올 때를 대비해 계약금 돌려받는 조건도 미리 이야기해 두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배수와 폐수는 관할 부서에 먼저 묻습니다
예전에 자동세차기가 있던 자리라도 손세차로 바꾸면 물 쓰는 양과 작업 방식이 달라집니다. 중개사 글은 작업 방식과 예상 폐수량, 배수 계획을 들고 관할 환경 담당 부서에 먼저 물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스팀을 쓴다고 환경 규정에서 모두 빠지는 것도 아니라고 짚었습니다.
세차 폐수 관련 기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물환경보전법에서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상가 계약 때 볼 것은 손세차장 상가 계약 전 확인할 것에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비용 칸 다섯 개를 채워 보세요
- 주유소에 내는 월 사용료나 매출 나누는 방식
- 물과 전기 요금을 따로 다는지, 함께 쓰는지
- 폐수 처리 시설을 새로 들이거나 고치는 비용
- 대기 장소와 작업 자리 칸막이 공사비
- 나갈 때 원상복구 비용
금액은 매장마다 너무 달라서 숫자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이 다섯 칸을 직접 채워 보시면 주유소 안 자리가 나한테 맞는지 감이 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주유소에 손님이 많으니 홍보를 안 해도 되지 않나요?
주유하러 온 손님이 바로 세차를 맡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유는 몇 분이면 끝나고 손세차는 한참 걸립니다. 후기 속 손님처럼 예약하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꾸준해야 매출이 고르게 나옵니다. 지도 앱 매장 정보와 예약 안내, 리뷰는 따로 챙기셔야 합니다.
고압수만 써도 손세차장이 되나요?
후기 속 매장도 고압수를 쓰는 손세차장이었습니다. 다만 물 사용량과 물 튐이 늘어나니 배수와 폐수 처리, 주변 차량 보호를 먼저 따져 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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