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세차장을 하면서 제일 속상한 전화가 있습니다. “세차하고 나왔는데 잔기스가 더 생긴 것 같아요.”
사고도 아니고 누가 긁은 것도 아닌데, 차 표면에 동그랗게 얽힌 가는 흠집이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이걸 스월마크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은 닦는 손에서 생깁니다.
셀프세차장이라면 손님이 직접 닦으니 본인 몫이지만, 손세차장은 다릅니다. 직원이 닦았으니 그 자국은 그대로 매장 이름에 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는 세차 요령이라기보다 직원 교육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손세차 스월마크는 언제 생기고 언제 보이나
마른 걸레로 먼지를 훔치는 순간, 표면에 붙어 있던 모래 알갱이가 사포처럼 도장을 긁고 지나갑니다. 한 번은 티가 안 나도 이게 쌓이면 소용돌이 모양 자국이 됩니다.
문제는 이 자국이 낮에는 잘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손님은 낮에 차를 찾아가서 만족하고 돌아갑니다. 그런데 그날 밤 지하주차장 조명 아래에서 보닛을 보다가 전화를 겁니다.
작업장에서 아무도 못 본 자국을 손님이 밤에 처음 보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무리 자리에 밝은 조명을 하나 따로 두고, 보닛과 문짝을 비스듬히 비춰 보라고 권합니다. 손님보다 먼저 보는 게 민원을 막는 제일 빠른 길입니다.
예비 세척을 줄이는 5분이 제일 비쌉니다

흠집을 줄이는 핵심은 순서입니다. 도착하자마자 거품부터 뿌리고 미트를 대면 안 됩니다.
- 먼저 고압수로 흙먼지와 큰 알갱이를 씻어 냅니다.
- 그다음 거품으로 기름때를 부드럽게 띄웁니다.
- 미트는 거품이 충분히 덮인 상태에서만 댑니다.
- 마지막에 거품을 남김없이 헹궈 냅니다.
거품은 미트와 도장 사이에서 미끄러지는 막 역할을 합니다. 물도 거품도 없이 문지르는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손님이 몰리는 주말이 고비입니다. 대기 차가 줄을 서면 예비 세척을 짧게 끝내고 바로 미트를 대고 싶어집니다. 바쁜 날일수록 이 단계를 줄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사장님이 먼저 지켜 보여 주셔야 직원도 따라옵니다.
작업 순서를 매장 표준으로 정리하는 방법은 손세차장 작업 순서 표준 만드는 법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물기는 문지르지 말고 눌러서

헹군 다음 물기를 닦을 때도 흠집이 많이 생깁니다. 마이크로파이버 타월을 펴서 올려놓고 눌러 흡수시키는 느낌으로 닦으셔야 합니다. 힘줘서 왔다 갔다 문지르면 안 됩니다.
타월 한 장으로 차 한 대를 닦지 않기
아래쪽 범퍼와 휠 주변을 닦은 타월이 다시 보닛으로 올라가면, 거기 묻은 모래가 그대로 도장을 긁습니다. 윗면용, 옆면용, 하단용을 나눠 두고 색으로 구분해 두면 새로 온 직원도 헷갈리지 않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타월이나 미트는 그날 다시 쓰지 않는다는 규칙도 같이 정해 두세요. 자세한 관리법은 세차장 타월·도구 관리로 흠집 민원 줄이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틈새 물은 에어건으로 먼저
다 닦았다고 생각한 차에서 사이드미러, 손잡이, 몰딩 틈의 물이 흘러내리면 거품 찌꺼기까지 같이 내려와 줄 자국을 만듭니다. 틈새는 에어건으로 먼저 털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눌러 닦는 순서를 정해 두시면 좋습니다.
노터치도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닙니다
요즘 노터치 세차를 찾는 손님이 많습니다. 브러시나 미트가 닿지 않으니 스월마크가 생길 일이 적은 건 맞습니다.
다만 고압수 노즐을 너무 가까이 대면 도장면에 자국이 남을 수 있고, 세정제 농도가 안 맞으면 물방울 자국이 생기기도 합니다. 손세차장도 고압수를 쓰니 같은 이야기입니다.
예비 세척 때 오염을 빨리 떼려고 노즐을 바짝 붙이는 직원이 있다면 꼭 짚어 주세요. 세정제를 직접 섞어 쓴다면 희석 비율을 통에 적어 두고, 누가 타도 같은 농도가 나오게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손님이 “노터치가 흠집이 덜 난다던데요” 하고 물으시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됩니다. 손세차는 사람 손이 닿는 대신, 순서와 타월 관리로 그 위험을 줄인다고요.
대기 자리 주차 간격도 흠집 관리입니다

손세차장에서는 손님 차를 직원이 대기 자리와 마무리 자리로 옮깁니다. 그래서 문 열다 옆 차에 닿는 흠집도 매장 책임이 됩니다.
마무리 자리에서는 문을 활짝 열고 실내 청소를 하니, 옆 차와 문이 닿지 않을 만큼 간격을 두고 줄을 그어 두세요. 자리 하나를 줄이더라도 문 여는 폭을 확보하는 쪽이 길게 보면 남는 장사입니다.
작업 전에 같이 보고, 작업 후에 같이 보고
원래 있던 흠집을 두고 생긴 오해가 제일 풀기 어렵습니다. 차를 받을 때 손님과 한 바퀴 돌며 눈에 띄는 흠집을 휴대폰으로 찍어 두는 매장이 많은 이유입니다.
얕은 잔기스는 광택으로 나아질 수 있지만 깊은 흠집은 다릅니다. 광택 상품을 안내할 때도 깊은 스크래치를 없애는 작업이 아니라 가벼운 잔기스를 줄이는 작업이라고 미리 말씀드려야 나중에 다툼이 안 생깁니다.
세차라는 일 자체가 궁금하신 분은 위키백과의 세차 항목도 한번 읽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직원이 여러 명이면 닦는 방법을 어떻게 맞추나요?
순서를 벽에 붙여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처음 몇 주는 사장님이 옆에서 같이 닦으면서 물기 제거와 타월 바꾸는 시점을 직접 보여 주시는 게 가장 빠릅니다. 조명 검수를 작업한 직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보게 하면 습관이 금방 드러납니다.
손님이 세차 후 흠집이 생겼다고 연락하면요?
먼저 차를 받을 때 찍어 둔 사진과 비교해 보고, 매장에서 같은 조명 아래 손님과 함께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보상 기준과 광택으로 처리할 수 있는 범위는 매장마다 다르니, 오픈 전에 우리 매장 기준을 정해 안내문으로 걸어 두시길 권합니다.
다음에는 하루 영업이 끝난 뒤 타월과 미트를 어떻게 세탁하고 말리는지, 세탁 자리를 어디에 둘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답글 남기기